술꾼 - 정 희성

2009. 12. 4. 19:52마음의 쉼터/차 한 잔과 시

술꾼

 

    정 희성

 

겨울에도 핫옷 한벌 없이

산동네 사는 막노동꾼 이씨

하루 벌어 하루 먹는다지만

식솔이 없어 홀가분하단다

술에 취해 이집 저집 기웃거리며

낯선 사람 만나도 알은체하고

남의 술상 앞에서 입맛 다신다

술 먹을 돈 있으면 옷이나 사 입지

그게 무슨 꼴이냐고 혀를 차면

빨래해줄 사람도 없는 판에

속소캐나 놓으면 그만이지

겉소캐가 다 뭐냐고 웃어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