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 이정록

2018. 10. 15. 12:52마음의 쉼터/차 한 잔과 시

가을비

이정록

단 한 번의
빗나감도 없이
오직 정타뿐이어서

벌레 한 마리
다치지 않는
저 참깨 터는 소리

불길 헤집던 부지깽이가
나이테도 없는 빈 대공을
어루는 소리

골다공증의 뼈마디와
곳간 열어젖힌 꼬투리가
긴 숨 내쉬는 소리

비운 것들의
복주머니 속으로만

저 초가을 빗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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