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704 - 김 영승

2010. 3. 22. 21:33마음의 쉼터/차 한 잔과 시

반성 704

 

   김 영승

 

밍키가 아프다

네 마리 새끼가 하도 젖을 파먹어서 그런지

눈엔 눈물이 흐르고

까만 코가 푸석푸석 하얗게 말라붙어 있다

닭집에 가서 닭 내장을 얻어다 끊여도 주어 보고

생선 가게 아줌마에게 생선 대가리를 얻어다 끊여 줘 봐도

며칠째 잘 안 먹는다

부엌 바닥을 기어 다니며

여기저기 똥을 싸 놓은 강아지들을 보면

낑낑낑 밍키를 보며 칭얼대는

네 마리 귀여운 강아지를 보면

나는 꼭 밍키의 남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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