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곰팡이 - 이 문재

2009. 10. 14. 15:40마음의 쉼터/차 한 잔과 시

 

푸른 곰팡이 - 이 문재(산책시 1)

 

아름다운 산책은 우체국에 있었습니다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편지는

사나흘을 혼자서 걸어가곤 했지요

그건 발효의 시간이었댔습니다

가는 편지와 받아 볼 편지는 

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했고요
 
그대가 가고 난 뒤
나는,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 가운데
하나가 우체국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우체통을 굳이 빨간색으로 칠한 까닭도
그때 알았습니다. 사람들에게
경고를 하기 위한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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