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 김 동환

2010. 5. 7. 21:09마음의 쉼터/차 한 잔과 시

어머니

 

   김 동환

 

그만 들어가세요 어머니

그래 조심해서 가거라

마늘과 쌀을 승용차에 싣고 나서도

굳이 서 계신 어머니를 골목 어귀까지 모셔다 드렸다

 

차를 돌려 가려는데

이 쪽을 바라보며 골목에 앉아 계신

어머니의 모습이 헤드라이트에 비쳤다

차에서 내려 다시 집 가까이 바래다 드렸다

 

천천히 조심해서 가거라

네 걱정 말고 들어가세요 어머니

며칠 있다 또 내려 올께요

 

차에 시동을 걸고 헤드라이트를 켜니

어머니는 아직도 이 쪽을 바라보시며

그대로 골목길에 앉아 계셨다

 

어디선가 뻐꾸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한 달에 한 번도 안 오는 놈이

며칠 있다 또 내려 온다니

뻔한놈 뻔한놈 뻐꾸기가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