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 박 상희

2009. 9. 16. 12:23마음의 쉼터/차 한 잔과 시

구절초 - 박 상희 

 

          강물이 세월 따라 흐른다. 

       산이 강을 안고 흐른다. 

            강물이 하늘을 안고 흐른다. 

 

강 언덕배기           

     산이 강을 안고 흐른다.

           강물이 하늘을 안고 흐른다.

  

  강 언덕배기            

                가슴이 탈수록 안으로 파고들어

       거울처럼 제 몸 비춰가며

세월의 강바람에도 

      언덕배기 산기슭에 붙어

바들바들 하더니    

        한 생을 살기 위해 얻어낸

온 우주의 모든 것을

           스스로 다 받아 살아 왔구나.

 

       가슴 조이던 시간은 가고

   참아온 인내의 향기로

 너 거기 있음을 알아

이제야 생각하니    

     너 보다 긴 날을 살고도

                  한 호흡 향기 없는 내가 부끄러워

           강물에 일렁이는 너를 본다.

                 물에 잠긴 세월을 흔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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