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아이의 불확정성 원리
책을 읽으면 엉뚱한 생각이 갑자기 들곤 한다. 지금 윤미나 씨가 번역한 전략적 직관이란 책을 읽는데, 바로 그런 원리를 설명하는 책이다. 참 잘된 책이니 일독을 권한다. 그런데 무슨 생각이 문득 머피 선생의 뇌를 관통했을까? 하이델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는 현대 물리학의 난제를 해결해준 그야말로 명품 원리다. 그로 인해 아인쉬타인과 많은 논쟁이 있었고, 그 논쟁은 또한 현대물리학을 한 차원 더 높였다.
암튼, 그 원리는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입자의 위치를 알기 위해 실험 장치를 도입하는 순간, 그 실험장치의 에너지로 인해 입자의 위치와 속도가 변하기 때문이라는 거다. 그래서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확율적으로 밖에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엄마의 아이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부모와 아이는 매우 근접해 있어, 부모가 아이에게 교육적으로 접근하는 순간, 아이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아이를 제대로 알기 위해 접근해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방법이 없을까? 하이델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처럼 확율적으로 접근하면 되지 않을까? 아이란 늘 우물가가에 내놓은 것처럼 불안하지만, 그 아이의 보편적인 습관이 있다. 학습이든, 놀이든, 운동이든, 취향이든 말이다. 그래서 아이에 대한 확율적인, 혹은 대략적인, 혹은 범위를 정해 들어가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 멀리서, 그리고 유연하게 접근하면, 아이가 자신의 공간을 침범 당했다는 느낌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를 자신의 전유물로 생각하고, 아이의 공간이 있다는 사실조차 망각하고, 쉽게 생각하고, 쉽게 방치하고 쉽게 망가트린다.
문득 떠오른 생각이니, 하이델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와 아이와 부모를 좀더 긴밀하게 연결시키면 뭐, 그럴듯한 교육이론이 하나 생길 법도 하지만, 머피 선생은 그냥 번역이나 하고 아이들 가르치는 훈장이니 이 정도면 된 것 같고, 후학 중에서 심도있게 연구해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ㅎㅎㅎ 오늘도 멋진 생각 하나 떠올렷으니 보람찬 하루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