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야 2009. 1. 23. 20:46

밍절. 밝은 절기. 달도 환하게, 마음도 환하게, 겨울의 막바지에서 봄을 준비하라는 계절의 친절. 따끈한 차도, 도시의 거리로 부는 쓸쓸하고 황량한 바람이 가슴을 휘젖고 가는 밍절. 줄 세배돈도, 받을 세배도 없는 밍절. 이 밍절날, 그리움이나 하나 키워봐야겠다. 인동초, 그 긴 겨울을 맨살로 버텨낸, 씨앗의 힘이라면, 그 깟, 사랑 하나쯤이야. 볼 살을 저며내듯, 몰아치는 북풍한설에 가야산을 등산하던 용기라면, 그까짓 사랑쯤이야. 뜨거운 여름날 일렁이는 불꽃을 다스리는 화부의 인고를 안다면, 사랑쯤이야. 작은 내 마음에 몸부림 치는 그까짓 사랑쯤이야. 이 밍절에 인동의 세월을 버티고, 북풍한설을 마음의 용기로 삼아, 일렁이는 불씨로 키운 사랑하나 소중히 키워야겠다. 사랑 하나, 그것이 올 한 해, 소중한 나의 첫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