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선생수다/머피 선생의 식설객설
언론을 철창에 가두다
길따라야
2008. 8. 12. 17:41
검찰이 정연주 사장을 체포했다는 소식이다. 막간다. 잡을 사람은 안 잡고, 안 잡을 사람은 잡아 넣은 시대를 보니 일제 시대가 생각난다. 독립군들은 잡아 가두고 고문하던 경찰과 검찰. 그 뿌리가 그대로 남아 있으니 지사와 열사는 가두고, 협잡꾼과 모리배는 풀어준다. 죄를 지어도 돈만 많으면 풀어주는 유전무죄의 전형이다. 원래 경찰과 검찰의 뿌리가 일제 앞잡이와 미군정, 그리고 독재정권의 끄나풀이었으니 작금의 작태가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다만 슬플 뿐이다. 그 뿌리를 자르지 못하고 그에 연연하는 그네들이 오히려 불쌍해보이는 것이다. 한 번 과감히 털었으면, 이런 사태가 없었으련만, 어떻게 하던 나라를 망쳐먹기 위해 애쓰는 그들이 가련하고 현실적인 고민을 하지 못하는 그들의 어리석음이 슬프다. 국방부 시계를 거꾸로 달아놓아도 시간은 간다고 했다. 4년 5개월 후를 보지 못하는 그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정치는 무력이 아니라 타협이라는 기본상식도 갖추지 못하는 자들이 모든 권력을 독차지하고 있다. 그들이 이런 작태엔 국민은 언제나 무식하다는 뿌리 깊은 의식이 내재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들의 관념이 틀린 것도 아니다. 말 한 마디, 구호 한 마디에 속아 넘어가는 백성들에게 연연하는 민주세력들이 바보처럼 보이는 것이다. 뭐 굳이 설득해서 같이 가려 하는가? 그냥 뭉개고, 어께에 잔뜩 힘주면 알아서 기는 게 백성들 심리 아닌가? 방송을 장악해서 국민을 세뇌시키면 일이 편하게 풀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전두환씨가 방송을 장악해서 언론을 통제했지만, 실패했다. kbs, mbc가 노무현 씨를 밀었지만, 민심이 이반했다. 물론 나라가 망하길 바라는 조중동의 역할도 크지만, 결정적인 사안은 기대심리였다. 국민들의 기대심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한, 제 아무리 언론 아니라 군대나 막강 파워를 자랑하는 교회를 장악해도, 그들은 결국 실패하게 돼 있다. 닭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던가? 제발 애초부터 닭모가지를 비트는 그런 불상사가 없었으면 좋겠다. 민주주의는 다원화된 사회다. 폭력으로, 세뇌로 국민을 한 구석으로 몰아넣기에는 지금까지 마신 자유의 바람이 너무 거셌을 것이다. 폭력으로 흥한자, 폭력으로 망할지니......